증권사의 현재가 화면. 한 화면에 나오는 숫자를 세 본 적이 있습니까. 평균 60-80개입니다. 그중 사용자가 실제로 읽는 건 5-8개입니다. 나머지는 "있어야 한다고 믿어져서" 거기에 있습니다.

정보 계층의 첫 번째 원칙 - 무엇을 안 볼지 정한다

신입 디자이너들은 "무엇을 넣을까"를 묻습니다. 시니어 디자이너는 "무엇을 뺄까"를 묻습니다. MTS에서 이 질문은 특히 날카롭습니다. 빼는 순간 "왜 없느냐"는 민원이 오기 때문입니다.

해법: 기본/확장 이중 구조

기본 화면에는 의사결정의 80%를 설명하는 5-8개 숫자만 둡니다. 나머지는 "상세" 혹은 접힌 카드로 밀어냅니다. 민원 방지용으로 "상세 보기" 링크의 클릭률을 측정하면, 대부분 5% 미만입니다.

두 번째 원칙 - 색의 의미를 전염시키지 않는다

빨간색은 상승, 파란색은 하락(한국식 관행). 이 약속은 숫자 색에만 적용해야 합니다. 그런데 많은 MTS가 버튼, 배지, 알림에도 같은 색을 씁니다. 결과는 참사입니다.

  • "매수" 버튼이 빨간색 → 상승 종목 옆에 두면 "상승 중인 종목을 매수하라"로 오독
  • "하락 경고" 배지가 파란색 → 하락 색과 섞여 주의 환기 실패

해법: 의미 색의 예산화

MTS에는 의미 색 3-4개만 사용합니다.

  • 상승 = 빨강
  • 하락 = 파랑
  • 중립 강조 = 검정/흑백
  • 브랜드/CTA = 회색·검정의 강한 웨이트

버튼과 알림은 중립+웨이트로 강조합니다. 색이 아니라 크기·굵기·배경으로 우선순위를 만듭니다.

세 번째 원칙 - 숫자의 단위를 시각 요소로 취급한다

"원", "주", "%", "배" - 이 단위 표기가 숫자 옆에 작게 붙습니다. 그런데 사용자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보고한 에러는 "주 수와 금액을 헷갈렸다"입니다.

해법: 단위 전용 타이포그래피

  • 단위는 monospace 또는 smaller cap 전용
  • 숫자와 단위 사이 간격 0.15em 고정
  • 금액·수량 컬럼의 수직 정렬은 소수점 기준

네 번째 원칙 - 시간 컨텍스트를 항상 보여준다

호가, 체결, 일봉 - MTS의 숫자는 시간과 붙어야 의미를 가집니다. 그러나 시간 표기를 따로 배치하면 스캔 중 놓칩니다.

해법: 숫자 바로 밑의 3-글자 컨텍스트

숫자 바로 아래에 "방금", "1분전", "09:03"처럼 초경량 타임스탬프. 그보다 위의 블록 제목에는 갱신 주기("실시간", "15분 지연") 명시.

다섯 번째 원칙 - 에러는 카드로, 경고는 인라인으로

카드 (블로킹)

  • "잔고가 부족합니다" - 계속 진행 불가
  • "체결 대기 중 주문이 있습니다" - 겹치는 리스크

인라인 (알림)

  • "이 종목은 투자경고 종목입니다" - 진행은 가능하나 주의

두 양식을 섞으면 사용자는 모든 알림에 둔감해집니다.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묻힙니다.

19년의 1줄 요약

금융 UX의 정보 계층은 "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"이 아니라 "사용자가 3초 안에 판단해야 하는 것"의 순서다.

이 한 문장을 체득하는 데 19년이 걸렸습니다. 다음 증권사 프로젝트에서는 첫 주부터 이걸 붙여 두고 시작합니다.